섬김과 보살행

성경의 섬김(diakonia)과 불경의 보살행(菩薩行)을 비교합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헌신하는 두 전통의 가르침을 함께 살펴봅니다.

섬김의 모범

성경

εἰ οὖν ἐγὼ ἔνιψα ὑμῶν τοὺς πόδας ὁ κύριος καὶ ὁ διδάσκαλος, καὶ ὑμεῖς ὀφείλετε ἀλλήλων νίπτειν τοὺς πόδας· ὑπόδειγμα γὰρ ἔδωκα ὑμῖν ἵνα καθὼς ἐγὼ ἐποίησα ὑμῖν καὶ ὑμεῖς ποιῆτε.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불경

以一切眾生病,是故我病。若一切眾生病滅,則我病滅

일체 중생이 병들었으므로 나도 병든 것이니, 만일 일체 중생의 병이 사라지면 나의 병도 사라지리라.

비교 해설

예수의 세족식과 유마힐의 동체대비는 모두 '자신을 낮추어 타인의 자리로 내려감'이라는 섬김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예수는 종의 자리로 내려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고, 유마힐은 중생의 병을 자기 몸으로 앓습니다. 두 전통의 섬김은 시혜(施惠)가 아닌 자기 비움이며, 높은 자리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 함께하는 것입니다.

타인을 위한 삶

성경

μηδὲν κατ' ἐριθείαν μηδὲ κατὰ κενοδοξίαν, ἀλλὰ τῇ ταπεινοφροσύνῃ ἀλλήλους ἡγούμενοι ὑπερέχοντας ἑαυτῶν, μὴ τὰ ἑαυτῶν ἕκαστος σκοποῦντες, ἀλλὰ καὶ τὰ ἑτέρων ἕκαστοι.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불경

恒順衆生,隨喜功德,常隨佛學,普皆回向

항상 중생에 순응하고, 공덕을 함께 기뻐하며, 늘 부처님을 따라 배우고, 널리 모두에게 회향하느니라.

비교 해설

빌립보서의 '남을 나보다 낫게 여김'과 보현행원의 '항순중생·보개회향'은 모두 자기 중심성을 넘어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을 가르칩니다.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을 본받아 겸손히 타인을 섬기고, 불교에서는 자신의 공덕마저 중생에게 돌리는 회향의 삶을 실천합니다. 두 전통은 자기 초월을 통한 타자 지향적 삶이야말로 영적 성숙의 핵심임을 한목소리로 증언합니다.

희생의 의미

성경

καὶ γὰρ ὁ υἱὸς τοῦ ἀνθρώπου οὐκ ἦλθεν διακονηθῆναι ἀλλὰ διακονῆσαι καὶ δοῦναι τὴν ψυχὴν αὐτοῦ λύτρον ἀντὶ πολλῶν.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불경

菩薩摩訶薩以大悲心,不惜身命,施諸衆生

보살마하살은 대비심(大悲心)으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느니라.

비교 해설

마가복음의 예수의 자기 희생과 본생경의 보살 희생담은 모두 타인을 위해 자기 생명까지 내놓는 극한의 섬김을 보여줍니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많은 사람을 위한 대속물로 자신을 주셨고, 보살은 전생에서부터 중생을 위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두 전통에서 궁극적 섬김은 자기 보존 본능마저 초월하는 사랑과 자비의 발현이며, 이 희생을 통해 다른 존재가 생명과 자유를 얻습니다.